서평정보

1970, 80년대 경제적 근대화의 열풍 속에 살아가는 인간 군상을 통해 우리 시대의 음화陰畵를 섬세하게 그려냈으며, 근래에는 역사적·종교적 테마까지 지평을 넓혀온 탁월한 이야기꾼, 작가 최인호의 작품 현대의 세기말적 증후군들을 익명의 한 남자의 눈이라는 구멍을 통해, 마치 현미경으로 세균을 관찰하는 병리학자처럼 미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한 의사의 일상적 삶을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편집광과 같은 한 인물이 겪는 사건들을 좇아가며 진행된다 역사적 의식도, 시대에 대한 고민도 없고 개인적인 쾌락에 탐닉할 뿐이지만, 그의 삶은 뭔지 모를 답답함으로 가득 차 있다 귀여워하는 고양이를 자동차 안에 가두어놓고 뜨거운 햇볕 속에 죽어가게 하는 에피소드는 뜨겁고 숨막히는 현실 속에 있는 주인공의 삶을 극명하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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