서평정보

“다들 고마웠어…” 영화 중 키키 키린의 마지막 대사키키 키린의 얼굴을 가만히 쳐다본다 2003년 실명된 왼쪽 눈 때문에 그녀의 시선은 각각 다른 방향을 향해 있다 현재를 보는 눈과 지나간 과거 혹은 미래를 동시에 보는 눈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읽히지 않는다 그래서 신비로운 배우였고 그래서 무서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유작이 된 영화 에서 연기한 다도 선생의 대사처럼 “무거운 건 가볍게 가벼운 건 무겁게” 표현하던 그녀의 연기는 늘 예상을 빗나간 중력으로 다가왔다 거창한 연기론을 늘어놓는 걸 민망해했던 이 비밀스러운 배우는 2018년 9월 끝내 모를 사람이 되어 떠났다 대신 평생을 걸쳐 그 눈이 담았던 말들이 활자가 되어 『키키 키린 그녀가 남긴 120가지 말』 위로 쓰였다 이제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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